어느새 종이만 담는 상자가 가득 차서 들어냅니다.
우리 집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쓰레기는 단연 종이쓰레기입니다.
신문, 우편물, 다 쓴 노트, 봉투, 광고지 같은 종이쓰레기가 날마다 어찌 그리 많이 쏟아져 나오는지... 종이쓰레기만 따로 담는 상자가 집에도 있고 책방에도 있습니다.
다 본 신문은 쓰레기입니다. 다 읽은 잡지와 책도 쓰레기입니다. 다 쓴 공책도 스케치북도 쓰레기입니다. 쌓아 두면 짐만 되는 천덕꾸러기입니다.
읽지 않은 신문, 새 책, 쓰지 않은 빈 공책, 스케치북은 대접을 받지만, 일단 한번 읽히고 쓰여지면 그 다음에는 마치 다 마셔버린 빈 병처럼 버림을 받습니다.
빈깡통이나 빈 병은 더 이상 쓸모가 없듯이 더 이상 나올 내용이 없으면 버려지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러나 아주 드물게 다음에 다시 보기 위해 골라 놓거나 스크랩을 하는 책이나 신문이 있기는 합니다. 그것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쓰레기가 되기는 하지만요.
그러고 보면 지난 2천년간 버려지지 않고 변함없이 우리 곁에 있는 성경은 퍼내어도 퍼내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 깊은 샘물처럼 볼 때마다 늘 새로움을 주는 신비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