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0-10-30 20:37
일요일엔 대국 안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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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웹섬김…
조회 : 2,096  

조혜연(25)8단은 여성 프로기사입니다. 그는 금년 11월에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아세아 바둑대회의 한국 대표로 뽑힌 실력 있는 프로기사입니다. 그런데 그는 평일에 치러지는 단체전에만 출전하고 일요일이 낀 페어대군은 출전하지 않습니다. 종교적 이유 때문입니다. 그녀는 종교적 이유로 일요일엔 절대 공식 대국을 갖지 않는 기사로 유명합니다. 그 때문에 그녀는 '승부사의 본분'과 '종교의 자유'라는 해묵은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조선일보의 이홍렬 기자와 나눈 대화는 그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조선일보 2010.08.03]


ㅡ언제부터 일요일 대국을 거부했나.
"2005년 마스터스대회 여신부 결승전이 일요일에 잡혀 처음 기권했다. 그전엔 일요일 공식전 자체가 거의 없었다. 정관장배 대리배, 며칠 전 국내 예선이 끝난 궁륭산배 등 여성 국제대회에 매번 일요일이 포함돼 포기했다. 입단 전엔 연구생 리그가 주말에 치러지는 관계로 연구생 생활을 못 해봤다."

ㅡ아시안게임은 다른 개인전과는 다른 국가차원의 행사다. 선발전에 뽑혔으면 페어에도 나가는 게 책임 있는 행동이 아닐까.
"페어 일정에 일요일이 포함돼 있기에 아시안게임도 완전히 포기한 상태였다. 그런데 내 입장을 잘 아시는 양재호 총감독님이 '단체전만 뛰어도 좋으니 선발전에 나오라'고 연락해 오셨다. 대표에 뽑힌 후 내 마음대로 페어 출전을 기피한 게 아니었다."

ㅡ남녀 단체전 포함 3개뿐인 금메달 경쟁에서 페어종목이 종합우승을 결정하리란 전망이 유력하다. 주최국인 중국이 조혜연을 따돌리려고 페어경기를 일요일로 옮겼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페어 일정은 중간에 바뀐 적이 없다. 또 페어종목은 1국당 2개조만 출전할 수 있어 우리 여자선수 4명 중 2명은 어차피 못 나간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 간의 호흡이다. 이번 대표 선발전을 막차로 통과한 데서 보듯 내 실력은 절대적이지 않다. 코칭스태프도 이런 여러 점들을 고려하셨을 것이다."

ㅡ스포츠맨들 중에도 교인들이 많지만 대부분 일요일 경기에 출전한다. 기독교 신자는 일요일 기도 외에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하나.
"나도 일요일 예배를 마치면 책도 읽고 시험공부도 한다. 내가 만약 의사였다면 주일날 환자 치료에 나섰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프로기사여서 대국행위가 대부분 돈과 연결되므로 경제활동을 쉬겠다는 뜻이다. 내가 대국을 안 해 남들에게 피해를 준 적이 없다."

ㅡ많은 중요한 시합을 포기해와 바둑에 대한 열정을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다. 조 사범에게 있어 바둑과 신앙은 어떤 관계로 존재하는지.
"바둑을 제외한 삶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사랑을 베풀어야 할 교인으로서 남을 이겨야 하는 직업에 대해 한때 혼란을 겪기는 했다. 그러나 바둑도 자신의 일을 성실히 한 뒤 결과를 바라는 학업의 의미로 이해하기로 했다. 그 후 둘 간의 간극은 완전히 사라졌고 신앙은 승부에 큰 힘이 됐다."

ㅡ아시안게임 훈련을 위해 대학(고려대 영문과 졸업반)을 휴학했다는 소문은 사실인가?
"그렇다. 훈련일정이 굉장히 빡빡해 처음부터 각오했던 일이다. 정말 오랜만에 바둑에만 전념할 수 있어 너무너무 행복하다. 그동안 바둑에 대한 갈증, 국제대회에 번번이 동참 못했던 아쉬움, 동료에 대한 미안함 등으로 괴로웠다. 소중한 기회가 주어진 만큼 전력을 다해 내 몫을 달성하겠다."

ㅡ소속된 교파(敎派)는?
"대한예수교 장로회. 수원 소재 우만교회에 나간다."

ㅡ한 번 더 묻겠다. 앞으로도 일요일 대국은 절대로 불가능한가?
"현재로선 그렇다. 하지만 누가 자신의 앞날을 완전히 자신할 수 있을까. 내 힘으로는 가능하지 않아도 주님의 은혜로 그렇게 살게 되길 바랄 뿐이다."


조혜연에게서 배울 수 있는 점은 그가 스스로 믿는 바에 충실하다는 것입니다. 그녀가 스스로 말했듯이 "바둑을 제외한 삶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바둑을 사랑하지만 그녀는 스스로 믿는 원칙에 충실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충실함은 일요일 시합으로 벌 수 있는 큰돈까지도 포기할 만큼 강력합니다. 성실하게 일한 뒤에 결과를 바라는 기본적인 태도가 그를 더욱 담당하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출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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