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12-25 14:23
보낼 때마다 아까워 손이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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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웹섬김…
조회 : 2,527  

신옥진 씨는 부산 공간화랑 대표입니다. 흔히 그는 '그림 기증하는 화상(畵商)'으로 불립니다.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산시립미술관, 부산시립박물관, 경남도립미술관, 박수근미술관 등에 800여점(총 시가 24억 원 이상)을 기증했습니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국립현대미술관에도 기증을 시작해서 현재 모두 53점을 보냈습니다.

그는 올해 국립현대미술관의 기증자 10명 중 최다 기증자로서 12월 5일 국립현대미술관 기증자 축제에서 '망설임에서 결정까지'를 주제로 강연했습니다. 그 강연에서 신 대표는 "기증의 가장 큰 기쁨은 '나 자신'에 대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갈등을 이겨 내놓고 나면 '내가 나를 극복했다'는 쾌감이 오지요. 그 희열이 말도 못해요. 게다가 '내가 미술 덕에 밥 먹고 있는데, 미술에 고마움을 표시했다'는 자부심도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너무나 그림을 좋아하지만 그가 그림을 기증할 때의 원칙은 일반인들의 것과 사뭇 다릅니다. 그 원칙이란 '내가 아끼는 작품부터 기증한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작품 중 가장 아끼는 것은 이우환의 1977년 작 '선으로부터'입니다. 20호짜리 과슈(불투명 수채 물감) 작품으로 5년 전 일본 경매에서 사들여 안방에 걸어놓고 보던 것입니다. "이런 거 기증할 때는 '독한 마음' 먹어야해요. 싫증 난 작품을 기증하면 덜 아깝긴 하겠지만 기증받는 쪽에 실례지요. 나는 직업 화상이니까 안목으로 먹고사는 셈인데, 그저 그런 작품을 기증했다가 '저 사람이 저 정도 안목밖에 없었나' 하면 창피하기도 하고."

2009년에는 아예 기증할 목적으로 일본 근·현대미술작 100여점을 사들여 부산시립미술관에 내놓았습니다. 내 고향 미술관에 다른 곳과는 다른 컬렉션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증할 작품을 골라내 포장하고 있자면 손이 바들바들 떨려요. '이 아까운 걸 공짜로 내놓다니 내게 정신병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요. 기증은 아무리 오래 해도 '면역'이 안 생깁디다." 그는 지난 13년간 총 850점의 미술품을 기증했지만 "보낼 때마다 아까워 손이 떨렸다" 고 말합니다.

1975년부터 화랑을 경영하고 있는 그가 본격적으로 기증을 시작한 것은 1998년 결핵 후유증으로 크게 앓으면서부터입니다. "곧 죽을 줄 알고 주변 정리를 해야겠다 싶어 박수근 스케치, 장욱진 수채화 등 50여점을 부산시립미술관에 기증했어요. 그런데 막상 살아나고 나니 아깝다는 생각과 함께 묘하게도 '처음 기증이라 부족했으니 앞으로는 제대로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지은 지 40년 돼 불도 잘 안 들어오는 30평 아파트에 사는데, 기증할 때마다 고민합니다. '차라리 이 그림을 팔아 새 아파트로 옮겨?' 그렇지만 인간으로 태어나 매일 자기 앞만 닦다가 죽는다면 그 삶은 너무나 안이한 것 아닐까요.

신옥진는 떨리는 손으로 기증할 물품을 포장합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아까워하는 마음을 이겨나가는 모습이 너무나 감동적입니다. 가장 아끼는 것으로 남에게 기증하는 그이 모습을 보면서 성탄절을 다시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그가 가장 아끼시던 유일하신 아들 예수그리스도를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그븐의 손도 몹시나 떨렸을 것입니다.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지 아니하겠느냐[롬 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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